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공천 때 특정 성별 60% 초과 안 돼”
인권위 ‘성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 권고 의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공천할당제를 비례 의석은 물론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하는 등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권고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최근 전원회의를 열고 각종 선거에서 전체 후보의 최소 40% 이상은 여성 후보여야 한다는 내용 등을 국회 의장과 각 정당 대표에게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시 공천할당제를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하고,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해당 건은 지난 2021년 말부터 인권위 상임위원회에 두 차례 상정됐으나 의결되지 못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선 전체 위원 11명 중 9명 찬성해 가결됐다.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0%로 지난해 세계 평균인 25.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여성의원 비율은 북유럽 국가가 44.5%, 아메리카 32.2%, 북유럽을 뺀 유럽 29.1%, 아시아는 20.8%였다. 현재 공직선거법에서는 국회의원과 광역의회·기초 의회 비례대표 후보의 50% 여성할당을 의무화해 여성 대표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지역구 의원은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아 이 같은 성평등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20대 중 ‘한국 사회가 여성들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여성 73%인데 비해 남성은 29%로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4천490가구의 만 15세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했으며 당시 응답자는 총 8천358명이었다.
여가부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남녀에게 불평등한지를 묻는 항목에 여성의 65.4%, 남성의 41.4%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여성의 6.7%, 남성의 17.0%는 오히려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남녀평등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016년 21.0%이던 것이 지난해 34.7%로 증가했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62.6%에서 53.4%로,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16.4%에서 11.8%로 감소했다.
특히 성별·연령대별로 인식의 차이가 컸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은 20대 여성(73.4%)과 30대 여성(76.8%)에서 70%를 웃돌았다. 하지만 20대 남성(29.2%)과 30대 남성(40.7%)은 10명 중 3∼4명만이 같은 의견에 동의해 격차가 컸다.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은 20대 남성 (24.0%)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20대 남성 중 이런 답변을 한 비율은 5년 전보다 11.4% 포인트 낮아졌다. 또 ‘여성에게 불평등 하다’는데 대한 20대 여성의 동의 비율 역시 5년 전과 비교 하면 8.5% 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결혼 건수가 급격히 줄었는데, 이혼 역시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의 ‘2021년 혼인·이혼 통계’(혼인·이혼 신고서 접수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 수는 19만 2천500건으로 2020년 대비 9.8% 떨어졌다. 연 20만 건 이하로 내려간 건 관련 통계 작성(1970년) 이래 처음이다. 2011년 32만 9천100건을 기록한 후 매년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0.7% 급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혼인 건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연령대는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10.3%), 여자는 20대 후반(-14.4%)이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2020년과 비교해 남자는 0.1세 높아진 33.4세, 여자는 0.3세 높아진 31.1세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1년 ‘남자 31.9세, 여자 29.1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남자는 10년 새 1.5세, 여자는 2.0세 높아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혼하는 부부도 줄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 1천700건으로 2020년 대비 4.5% 감소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0.1세, 여자 46.8세로 각각 0.8세씩 높아졌다. 남자 45.4세, 여자 41.5세였던 2011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10년 새 4.7세, 여자는 5.3세 상승했다.
청년 10명 중 3명 이상은 첫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며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1시간, 월 소득 평균은 213만 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졸업 후 첫 일자리’는 ‘최종 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했거나 가족사업체에서 무급으로 18시간 이상 일을 했던 경우’로 정의했다. 또 최종학교 졸업 전에 시작했지만 졸업 전에도 일자리가 계속 이어진 경우 첫 일자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만 18∼34세 청년 2천41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성인으로서의 첫 출발을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35.4%가 ‘첫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졸업 후 첫 일자리에서의 지위를 보면 응답자의 94.5%가 임금근로자, 5.5%가 비임금근로자로 나타났다. 청년 대부분이 취업을 통해 첫 일자리 갖는 셈이다.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고용형태를 보면, 정규직 66.6%, 비정규직 33.4%였다. 졸업 후 첫 일자리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1시간, 월 소득은 평균 213만 원으로 집계됐다. 주당 근로시간은 남성(42시간)이 여성(40시간)보다 2시간가량 많았다. 월 소득도 남성(231만 원)이 여성(194만 원)보다 37만 원가량 많았다. 학력 간 차이도 뚜렷해 고졸 이하의 청년은 평균 44시간 근무에 203만 원의 급여를 받은데 비해 대졸 이상의 청년은 42시간 근무에 236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의 맞춤형 임금정보를 활용해 성별 임금 차이를 분석한 결과 대졸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이 남성의 7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학력에 따른 남녀 임금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졸 이상 기준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은 4천540만 원으로 남성 근로자 평균 6천500만 원의 69.8%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인크루트가 자체 진행했던 동일 조사 결과(2019년 임금 수준)와 비교 시 2.3% 포인트 격차가 좁혀진 수치다.
전문대졸 기준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은 3천389만 원, 남성은 4천665만 원이었고, 고졸 이하 기준 여성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천44만 원, 남성 근로자는 4천60만 원으로 전문대졸과 고졸 각각 1천276만 원, 1천16만 원의 성별 임금 차이가 있었다.
연령별에서도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있었다. 25~ 29세 근로자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156만 원이었다. 30~34세는 348만 원, 35~39세는 820만 원, 40~44세는 1천553만 원, 45~49세는 2천479만 원, 50~54세는 3천44만 원으로 남녀 간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또한 55~59세는 2천777만 원, 60세 이후는 1천681만 원의 차이를 보여 전체 연령을 통틀어 남성 대비 여성 근로자의 임금이 더 높았던 경우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4일마다 한 명꼴로 여성이 남편이나 연인 같은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가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해 공개한 ‘2021년 분노의 게이지-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보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8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미수 등으로 사망까지 가지 않은 여성은 최소 177명으로 적어도 260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한해 분석한 것이어서 그렇지 않은 사건을 고려한다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범죄로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의 연령은 30대와 40대가 각각 23.8%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이어 20대(22.2%), 50대(19%), 60대(7.2%), 10대 (2.4%), 70대 이상(1.6%) 순이었다. 범행동기는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가 26.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17.6%),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12.5%), ‘자신을 무시해서’(4.3%),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1.3%) 등 다양했다.
2019년 기준 여성 기업은 277만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여성기업위상 및 2021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9 년 기준 여성 기업 수는 2018년 대비 4.4% 증가 한 277만개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전체 689만개의 4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성 기업은 도매·소매업(26.3%), 부동산업(22.5%), 숙박·음식업(17.8%)이 전체의 66.6%로 다수를 차지했다.
여성 기업 창업은 총 497만 명을 고용해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창업은 2021년 기준 66만개로, 최근 5년간 연평균 3.1% 증가했다. 특히 기술 기반 업종 창업은 남성(3.0%)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7.6%로 나타났다.
여성기업 평균 업력은 11.3년, 평균 자산은 26억6천만 원으로 조사됐다. 중기부는 대표가 여성이고 매출은 5억 원이상인 법인 중 표본 3천 개를 뽑은 뒤 일대일 방문면접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파악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3∼4명 중 1명 정도는 결혼 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성인지 통계: 통계로 보는 서울 여성’을 보면 서울에 사는 여성 28.1%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고 응답했다. 남성은 31.6%로 더 많았다. 또한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 58.1%, 남성 60.8%로 남녀 모두 절반을 넘었다. ‘결혼생활에 있어 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남성(52.7%)이 여성(47.2%)보다 높았다.
서울시 성인지 통계는 2018∼2021년 ‘인구주택 총조사’, ‘사회조사’, ‘서울서베이조사’ 등 결과를 토대로 주요 부문별 성별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자료다. 서울의 남녀 인구를 보면 지난해 2분기 주민등록인구 약 979만 명 중 여성이 51.4%(약 503만 9천명)로 남성(48.6%, 약 475만 6천명)보다 많았다. 서울의 여성 인구 비율은 2005년(50.2%)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년제 대학 공학계열 졸업생 8만 6천188명 중 여성은 2만 1천922명으로 25.4%를 차지했다. 대학 공학계열 학부 졸업자 4분의 1 이상이 여성인 셈이다. 20년 전 150명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다.
공대 여성 졸업생 규모는 1990년 150명(1.3%)에 그쳤으나 취업난과 공학자 수요 증가로 이화 여대가 1996년 공대를 처음 신설하는 등 수요가 많아졌다. 이후 여성 공대 졸업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1998년 처음 10%를 넘었다. 당시 전체 공대 졸업자 4만 3천474명 중 여성은 4천 137명이었다. 2011년에는 전체 공대 졸업생 7만 9천25명 중 1만 4천795명(18.7%)까지 늘었다. 2015년부터 최근 6년간 1만 5천959명(19.8%) → 1만 7천709명(21.2%) → 1만 8천253명(21.4%) → 1만 7천966명(21.8%) → 1만 8천879명(23.0%) → 2만 97명 (23.9%) → 2만 1천922명(25.4%) 순으로 상승세였다.
지난해 여성 공대 졸업생들의 세부 전공을 살펴 보면 섬유공학이 4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조경학 45.3%, 건축학 41.6%, 도시공학 40.5%, 화학공학 40.3%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 소재지 별로는 서울(30.1%)과 경기(28.3%)의 여성 졸업자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강원(17.3%)과 충북 (18.2%)이 가장 낮았다.